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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도 정자동 카페거리 지나면서 씁쓸한 웃음만 나더라. 2년 전, 나는 이 골목에 내 이름 건 작은 사무실 하나 내고, ‘이제 시작이다’며 가슴 뛰던 46세의 철부지 아재였거든.
결론부터 말한다. 나는 6개월 만에 순수익 -200만원을 찍고 접었다. 지금 당신이 퇴사 후 1인 기업을 꿈꾸며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이 돈을 대신 내준 셈 치고 내 실패담을 꼭 읽어줬으면 한다.
‘사무실 월세 50만원’은 함정이었다
퇴사하고 가장 먼저 한 게 뭔 줄 아나? 정자역 5분 거리, 7평짜리 반지하 사무실을 계약한 거다. “월세 50만원이면 싼 거야. 이 정도는 부담 안 되지”라고 생각했다. 미친 짓이었다.
1인 기업의 현실은 이렇다. 첫 3개월은 인맥 총동원해서 겨우겨우 일감 하나 따지만, 매출이 들어오는 주기는 최소 60일. 그 사이에 월세, 통신비, 4대 보험료, 식대가 줄줄이 빠져나간다. 내 통장 잔고는 3개월 만에 바닥을 쳤다. 정자동 카페에 앉아서 3,0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놓고 3시간 버티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진짜 돈 나가는 건 월세가 아니었다. 고정비보다 더 무서운 건 ‘예상치 못한 지출’이다. 세금 신고할 때 부가세, 종소세 폭탄은 기본이고, 거래처 미팅 한 번에 밥값 10만원, 교통비 5만원이 기본으로 깨진다. 일한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지는 이 현실, 정자동에서 1인 기업 하는 아재들은 다 겪는다.
하지만 이렇게 하실 거면 당장 접으세요
가장 큰 실수는 “사무실 냈으니 고객이 알아서 찾아오겠지”라는 착각이었다. 보험 영업할 때도, 대출 영업할 때도, 사무실 하나 냈다고 전화기 불나지 않았다. 똑같이 뛰어다니고, 똑같이 거절당하고, 똑같이 발품 팔아야 했다.
내가 200만원 날리면서 배운 진리는 딱 하나다. “사무실은 명함에 찍히는 글자일 뿐, 밥은 길바닥에서 벌어야 한다.” 지금 당신이 ‘퇴사만 하면’ 혹은 ‘사무실만 내면’ 상황이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면, 그 돈 그냥 불쌍한 중고생 장학금으로 기부해라. 적어도 누군가는 밥을 먹는다.
마무리: 그래도 해야 한다면
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 200만원은 내 인생에 가장 값진 수업료였으니까. 지금은 작게 시작해서, 재택 근무에 프리랜서 계약 몇 개로 겨우 버티고 있다. 정자동 카페에서 3,000원 커피 마시며 명함도 없이 전화 통화로 계약서 쓰는 날이 더 많다.

1인 기업은 ‘작게, 느리게, 그리고 발로 뛰는 것’이다. 사무실에 대한 환상, 간판에 대한 욕심, 직원 두는 것에 대한 로망은 모두 접어라. 그 돈으로 정자동에서 맛있는 밥이나 먹고, 체력이라도 비축해라. 이 길은 마라톤이지 단거리 질주가 아니다.
다음 주에도 나는 정자동 골목을 걸으며 명함 없이 계약서를 쓸 것이다. 당신도 이 길을 간다면, 내가 밟은 함정만은 꼭 피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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